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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만성피로를 부르는 생활 습관

by 메모아카이브 2025. 5. 2.

쉬어도 피곤한 이유, 내 몸이 지쳐 있는 게 아니라 내 습관이 지치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요?

하루를 무사히 마치고 나서도 기운이 없고,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으며, 일상 전반이 지치고 늘어지는 느낌이 들 때, 우리는 그 피로를 단순히 '바쁜 일상 탓'이라 여기고 넘기기 쉽습니다. 그러나 반복되는 피로감은 단순한 과로나 수면 부족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별다른 이유 없이 매일 피곤하고 무기력하다면, 그 원인은 몸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 생활 속 습관들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자기도 모르게 만성피로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생활 습관 세 가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그 원인을 이해하며 개선의 방향을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만성피로를 부르는 생활 습관
만성피로를 부르는 생활 습관

첫째, 불규칙한 수면 패턴은 피로를 더 쌓이게 만드는 고리입니다

수면은 하루 동안 소모된 에너지를 회복하고, 몸과 뇌의 기능을 재정비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그런데 수면의 질이 낮거나, 취침 시간이 들쭉날쭉한 상태가 반복되면, 아무리 많은 시간을 누워 있어도 피로는 해소되지 않습니다. 특히 주말에 몰아서 자는 습관, 낮잠을 너무 오래 자는 생활, 밤마다 수면 시간을 뒤로 미루는 행동은 생체 리듬을 망가뜨리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우리 몸에는 ‘서카디안 리듬’이라는 내부 생체시계가 존재하며, 이 리듬은 일정한 주기로 호르몬을 분비하고 체온을 조절하며, 신진대사를 조율합니다. 그런데 이 리듬이 깨지면 멜라토닌 분비가 어긋나고, 수면의 깊이와 회복력이 낮아지며, 잠들어도 개운하지 않은 상태가 반복됩니다. 이로 인해 기상 후에도 머리가 멍하고, 몸이 무겁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이어지게 됩니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TV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여 수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입니다. 늦은 시간까지 화면을 바라보는 습관은 뇌를 각성시키고, 실제로 잠이 들어도 얕은 수면 상태를 유발해 피로를 더 심화시킵니다. 또한 수면 전 과식, 카페인 섭취, 늦은 시간의 운동 역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데 크게 작용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면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생활을 반복하면 생체시계는 안정감을 찾고, 수면의 깊이도 자연스럽게 깊어지게 됩니다. 취침 전에는 조명을 낮추고,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이완시키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수면을 ‘남는 시간에 하는 부수적인 일’이 아니라, 하루 전체의 컨디션을 좌우하는 핵심 행위로 바라보는 시선 전환이 필요합니다.

수면은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 질은 수면 습관이 좌우합니다. 만성적인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다면, 그 시작이 밤에 있지는 않았는지 조용히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둘째, 수분 섭취 부족은 피로를 조용히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물을 마시지 않고도 하루를 무사히 보내지만, 그런 생활이 반복될수록 몸속의 탈수는 조용히 진행되고 피로는 점점 더 깊어집니다. 우리 몸의 60% 이상은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뇌와 심장, 간, 신장, 근육까지도 모두 수분을 기반으로 기능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수분이 부족해지면 대사 효율이 떨어지고, 노폐물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며, 각 기관의 활동에도 지장이 생기게 됩니다.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혈액 점도도 높아지고, 산소와 영양소의 전달 속도도 느려집니다. 이로 인해 근육과 뇌는 피로를 더 빠르게 느끼게 되고, 집중력 저하, 두통, 졸림, 무기력함 같은 증상이 동반되기 쉽습니다. 특히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고,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자주 마시는 경우, 오히려 이뇨 작용으로 인해 체내 수분 손실이 더 많아져 수분 불균형이 심화되기도 합니다.

목이 마르지 않다고 해서 수분이 충분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갈증은 이미 탈수가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된 후에야 느껴지기 때문에, 갈증이 없을 때부터 꾸준히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루에 필요한 수분 섭취량은 개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체중 1kg당 3035ml를 기준으로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체중 60kg인 경우, 하루 약 1.82리터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물 외에도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으로는 채소, 과일, 국물 요리 등이 있으며, 무설탕 허브티나 보리차, 옥수수차 등도 좋은 대안이 됩니다. 그러나 탄산음료나 카페인 음료, 알코올은 오히려 수분 손실을 유도하므로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아침 기상 직후와 식사 전, 외출 후 등 일정한 시간마다 물을 마시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 피로 해소에 효과적입니다.

피로는 에너지가 부족해서만 오는 것이 아닙니다. 체내 순환과 정화가 원활하지 않아도 똑같이 피로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출발점에 물이 있다는 점, 우리가 너무 가볍게 넘기고 있는 건 아닐까요?

 

셋째, 숨 쉴 틈 없는 일정과 감정 억눌림은 몸과 마음을 동시에 지치게 합니다

만성피로의 가장 본질적인 원인 중 하나는, 스스로를 돌볼 여유가 전혀 없는 삶의 방식입니다. 일과 중에는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저녁에는 해야 할 일들로 가득한 일정, 그 사이에는 스트레스를 다루지 못한 감정들이 쌓여갑니다. 이처럼 숨 돌릴 틈 없는 삶은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도 지치게 만들고, 피로는 단순한 육체적 반응을 넘어서 전인적인 탈진 상태로 발전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우리 몸은 아드레날린,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면서 긴장 상태를 유지합니다. 이 반응은 단기적으로는 집중력을 높이고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하지만, 장기화되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심장 박동, 호흡, 소화, 수면 등 전반적인 기능에 장애를 초래합니다. 그 결과 신체는 회복의 타이밍을 놓치고, 피로가 누적되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감정을 억누르는 습관도 만성피로를 악화시킵니다. 자신이 느끼는 불편함, 슬픔, 분노, 실망감 같은 감정들을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면, 그 감정은 신체화 증상으로 전환되어 피로, 근육 긴장, 위장 장애 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특히 타인의 기대에 맞춰 살아가려 하거나,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사람일수록 이런 경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잠을 오래 자고 영양을 잘 챙겨도 피로가 해소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는 쉬었는데 왜 더 피곤하지?’라는 혼란스러운 감정이 쌓이며 자기 회복의 의지도 약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감정의 숨구멍을 열어야 합니다. 하루 중 단 10분이라도 조용히 숨을 고르고, 내가 오늘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산책을 하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일기나 메모를 통해 감정을 글로 풀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일정 속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넣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불필요한 약속을 줄이고, 1시간만이라도 디지털 기기를 멀리한 채 쉬는 시간은 뇌와 신체를 리셋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피로는 단지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가 아니라, 감정과 신경이 소진된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노력보다 여백이며, 스케줄보다 숨입니다.

만성피로는 오늘 하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무심코 이어온 습관들이, 시간이 쌓여 몸의 에너지 시스템을 서서히 마모시키는 결과입니다. 수면의 리듬, 수분 섭취, 감정과 일정의 관리—이 모든 것이 피로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피로는 내가 나를 돌보고 있는가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피드백입니다. 몸이 지친 게 아니라, 생활이 나를 지치게 만든 것은 아닌지 오늘 하루를 천천히 돌아보며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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